마르두크가 티아마트의 몸으로 하늘을 짓고 별자리를 세운 《에누마 엘리시》, 길가메시가 쓰러뜨린 하늘의 황소, 뮬아핀 점토판의 세 갈래 별길, 금성의 징조를 적은 기록까지. 황도 12궁의 먼 조상이 된 메소포타미아 별 신화를 원전과 함께 정리했다.

오늘날 양자리로 불리는 별무리를 3천 년 전 바빌론의 서기관은 전혀 다른 이름으로 불렀다. **'품팔이 일꾼'**이다. 양도, 황금 양털도 없었다. 그 자리에는 밭을 가는 일꾼이 서 있었다.
황도 12궁의 상당수는 그리스보다 먼저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사이의 하늘에 자리 잡고 있었다. 그리고 그 하늘은 처음부터 달력이나 지도가 아니라 신들의 전쟁과 분노, 경고가 새겨진 곳이었다.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밤하늘을 무엇이라고 생각했기에 별 하나하나에 신의 이름을 붙였을까. 점토판에 남은 이야기를 차례로 따라가 본다.
목차
- 티아마트를 쓰러뜨린 뒤 - 마르두크가 하늘에 별을 세우다
- 금성은 이슈타르, 목성은 마르두크 - 신의 이름을 가진 떠돌이별
- 하늘의 황소를 쓰러뜨린 길가메시 - 가장 널리 알려진 별 신화
- 아누·엔릴·에아의 세 길 - 뮬아핀 점토판의 별 목록
- 하늘에 적힌 신들의 편지 - 에누마 아누 엔릴과 별의 징조
- 품팔이 일꾼이 양이 되기까지 - 그리스로 건너간 바빌로니아 별자리
- 오늘 밤 한국 하늘에서 만나는 메소포타미아의 별
-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 FAQ
- 참고자료
티아마트를 쓰러뜨린 뒤 - 마르두크가 하늘에 별을 세우다
하늘은 처음부터 거기 있었을까? 바빌로니아의 창조 서사시 **《에누마 엘리시》**는 그렇지 않다고 답한다. 하늘은 전쟁이 끝난 뒤 패배한 여신의 몸으로 지어졌다.
이야기의 시작은 물이다. 태초에는 민물 압수와 바닷물 티아마트만 있었고, 두 물이 섞이며 신들이 태어났다. 젊은 신들의 소란에 압수가 그들을 없애려다 오히려 죽임을 당하자, 티아마트는 괴물 군대를 일으키고 킹구를 사령관으로 세운다. 겁에 질린 신들 앞에 나선 것이 젊은 신 마르두크였다. 그는 신들의 왕 자리를 약속받은 뒤 바람으로 티아마트의 입을 부풀리고 화살로 그녀의 몸을 꿰뚫었다.
별이 등장하는 것은 그다음, 제5토판이다. 마르두크는 티아마트의 몸을 물고기 가르듯 둘로 갈라 한쪽을 들어 올려 하늘로 삼았다. 그리고 그 하늘에 위대한 신들의 자리를 만들고, 신들을 닮은 별자리를 세웠다. 한 해를 열두 달로 나누고 달마다 별 셋씩을 정했으며, 모든 별의 길을 붙잡아 두는 기준점으로 자신의 별 네베루를 박았다. 달에게는 왕관을 씌워 날을 헤아리게 했다.

이 장면에서 별자리는 장식이 아니다. 마르두크의 승리가 곧 하늘의 질서이고, 그 질서가 곧 달력이다. 《에누마 엘리시》는 바빌론의 새해 축제 아키투 때 낭송되었다고 전하는데, 해가 바뀔 때마다 사람들은 하늘이 어떻게 정돈되었는지를 다시 들은 셈이다. 그렇다면 마르두크가 자리를 만들어 준 그 '위대한 신들'은 하늘 어디에 있었을까.
금성은 이슈타르, 목성은 마르두크 - 신의 이름을 가진 떠돌이별
답은 쐐기문자 한 글자에 숨어 있다. '신'을 뜻하는 수메르어 **딩기르(DINGIR)**의 기호는 원래 별 모양 그림에서 출발했다. 같은 기호가 하늘의 신 '안(An)'을 가리키기도 했으니, 이 문화에서 신과 별과 하늘은 처음부터 한 글자로 묶여 있었다.
그중에서도 별자리 사이를 떠도는 밝은 별, 즉 행성은 가장 힘센 신들의 몫이었다.
- 금성 - 사랑과 전쟁의 여신 이난나(바빌로니아 이름 이슈타르)
- 목성 - 바빌론의 수호신 마르두크
- 수성 - 서기(書記)의 신 나부
- 화성 - 역병과 전쟁, 저승의 신 네르갈
- 토성 - 전사의 신 니누르타
- 달 - 신(수메르 이름 난나), 해 - 샤마시(수메르 이름 우투)
짝을 지은 방식에는 나름의 논리가 보인다. 새벽과 저녁을 오가며 가장 밝게 빛나는 금성은 사랑과 전쟁이라는 두 얼굴을 가진 이슈타르에게, 붉게 빛나는 화성은 역병과 죽음의 신에게 돌아갔다. 금성이 한동안 보이지 않다가 다시 나타나는 현상을 이난나가 저승에 내려갔다 돌아오는 신화와 연결하는 해석도 있지만, 이는 연구자들의 해석이며 원전이 직접 그렇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 신들의 상징은 돌에도 새겨졌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멜리시파크 2세의 쿠두루(토지 경계석) 윗부분에는 초승달(신), 원반(샤마시), 여덟 갈래 별(이슈타르)이 나란히 새겨져 있다. 해와 달과 금성, 하늘에서 가장 밝은 셋이 곧 가장 앞자리의 신이었다.
하늘의 황소를 쓰러뜨린 길가메시 - 가장 널리 알려진 별 신화
별과 얽힌 메소포타미아 신화 가운데 오늘날 가장 많이 읽히는 이야기는 《길가메시 서사시》 제6토판에 있다. 우루크의 왕 길가메시와 친구 엔키두, 그리고 여신 이슈타르가 벌인 싸움이다.
숲의 괴물 훔바바를 무찌르고 돌아온 길가메시가 몸을 씻고 왕의 옷을 차려입자, 이슈타르가 그에게 반해 남편이 되어 달라고 청한다. 길가메시의 대답은 냉정했다. 그는 이슈타르가 사랑했다가 버린 이들을 하나씩 늘어놓는다. 해마다 울음의 대상이 된 목동신 두무지, 날개가 부러진 새, 함정에 빠진 사자, 채찍을 맞게 된 말, 늑대로 변한 목자, 두더지가 된 정원사 이슐라누. 당신과 결혼하면 나도 그렇게 될 것이라는 거절이었다.
모욕당한 이슈타르는 하늘로 올라가 아버지 아누에게 울며 매달린다(이 서사시에서는 아누를 아버지로 부르지만, 다른 전승에서는 달의 신 신을 아버지로 본다). 그녀가 원한 것은 하늘의 황소였다. 들어주지 않으면 저승의 문을 부수고 죽은 자들을 일으켜 산 자보다 많게 하겠다고 위협하자, 아누는 결국 황소를 내준다.

황소가 우루크에 내려와 콧김을 한 번 뿜을 때마다 땅이 갈라지고 구덩이가 열려 사람들이 백 명, 이백 명씩 빠졌다. 세 번째 콧김에 엔키두까지 구덩이에 빠졌지만, 그는 뛰쳐나와 황소의 뿔을 움켜잡았다. 그 틈에 길가메시가 황소의 목덜미와 뿔 사이에 칼을 꽂는다. 성벽 위에서 저주를 퍼붓는 이슈타르를 향해 엔키두는 황소의 넓적다리를 뜯어 던졌다.
대가는 컸다. 제7토판에서 신들은 훔바바와 하늘의 황소를 죽인 죄를 물어 엔키두가 죽어야 한다고 결정하고, 친구를 잃은 길가메시는 죽음을 피할 방법을 찾아 긴 여행을 떠난다.
한편 메소포타미아의 별 목록에는 실제로 **하늘의 황소(GU4.AN.NA)**라는 별자리가 있었고, 오늘날의 황소자리와 같은 자리다. 알데바란 부근의 V자 별무리는 황소의 턱으로 여겨졌다. 다만 서사시 자체에는 죽은 황소가 별이 되었다는 대목이 없다. 신화 속 황소와 하늘의 황소자리를 같은 존재로 보는 것은 널리 퍼진 해석이지만, 원전이 둘의 관계를 직접 설명하지는 않는다.
아누·엔릴·에아의 세 길 - 뮬아핀 점토판의 별 목록
신화 속 신들이 하늘 어디에 자리 잡았는지를 가장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자료는 이야기책이 아니라 목록이다. 첫 줄의 별 이름 '쟁기별(MUL.APIN)'에서 제목을 따온 점토판 문헌 **《뮬아핀》**이다.
영국박물관이 소장한 사본 BM 86378에는 기원전 686년에 필사되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하지만 내용 자체는 그보다 훨씬 오래되었다. 이 문헌을 편집·번역한 헤르만 훙어와 데이비드 핑그리는 별이 뜨는 날짜들이 기원전 1000년 무렵 아시리아 지역의 하늘과 잘 맞는다고 분석했다.

《뮬아핀》은 하늘을 세 개의 띠로 나눈다. 북쪽은 엔릴의 길, 가운데는 아누의 길, 남쪽은 에아의 길이다. 세 길에 약 70개의 별과 별자리가 배정되어 있고, 따로 달이 지나가는 길의 별자리 18개가 적혀 있다. 이 18개가 훗날 황도대의 모태가 된다.
목록을 읽다 보면 신화와 관측이 겹쳐 있는 것이 보인다.
- 아누의 참된 목자(SIPA.ZI.AN.NA) - 지금의 오리온자리. 아누와 이슈타르의 전령신 파프수칼과 연결되었다.
- 별들(MUL.MUL) - 지금의 플레이아데스성단. 이름 그대로 '별무리' 자체를 뜻한다.
- 염소물고기(SUḪUR.MAŠ) - 지금의 염소자리. 지혜와 민물의 신 에아의 상징 동물이다.
- 들판(AŠ.IKU) - 지금의 페가수스자리 사각형 부근. 경작지 한 뙈기를 하늘에 옮겨 놓았다.
별마다 언제 새벽 동쪽 하늘에 처음 떠오르는지도 적혀 있어, 이 목록은 곧 농사와 윤달을 정하는 기준표였다. 《에누마 엘리시》에서 마르두크가 달마다 별 셋씩을 정했다는 대목은 이런 실제 관측 전통과 맞닿아 있다. 기원전 12세기 무렵부터 전해지는 이른바 '달마다 세 별' 천체표가 바로 열두 달마다 세 길에서 별 하나씩을 짝지은 목록이기 때문이다.
하늘에 적힌 신들의 편지 - 에누마 아누 엔릴과 별의 징조
그런데 별이 신이라면, 별의 움직임은 신이 무언가를 말하는 것이 된다. 메소포타미아 학자들은 실제로 하늘을 **'하늘의 글'**이라고 불렀고, 그 글을 읽는 법을 방대한 문헌으로 정리했다.
그 결과물이 약 70개 토판에 수천 개의 징조를 담은 **《에누마 아누 엔릴》**이다. "달이 이렇게 보이면 왕에게 이런 일이 생긴다"는 식의 조건문이 끝없이 이어진다. 개인의 운세가 아니라 왕과 나라의 운명을 읽는 문헌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그중 제63토판, 이른바 암미사두카의 금성 토판은 신화와 과학의 경계에 걸쳐 있다. 바빌론 제1왕조의 왕 암미사두카 치세 21년 동안 금성이 언제 사라지고 언제 다시 나타났는지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 시기는 기원전 17세기 무렵으로 추정된다. 지금 남은 사본은 천 년 뒤인 기원전 7세기 것이다. 이슈타르의 별이 보내는 신호를 놓치지 않으려는 기록이, 결과적으로 인류가 남긴 가장 오래된 행성 관측 자료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징조는 실제 정치에도 영향을 주었다. 신아시리아 시대 궁정 학자들은 왕에게 하늘의 변화를 보고하는 편지를 수백 통 남겼고, 월식이 왕에게 불길한 징조로 읽히면 가짜 왕을 잠시 왕좌에 앉혀 재앙을 대신 받게 하는 '대리 왕' 의식을 치르기도 했다. 에사르하돈 왕 시대 기록에 이런 사례가 여러 번 나온다.
이렇게 쌓인 관측은 기원전 7세기 중반부터 매일 밤의 하늘과 날씨, 물가까지 적은 천문 일지로 이어졌고, 마침내 행성의 위치를 계산으로 예측하는 바빌로니아 수학 천문학으로 발전했다. 신의 뜻을 읽으려던 노력이 가장 정밀한 고대 천문 데이터를 남긴 것이다.
품팔이 일꾼이 양이 되기까지 - 그리스로 건너간 바빌로니아 별자리
달이 지나는 길의 별자리 18개는 이후 어떻게 됐을까. 기원전 5세기 무렵 바빌로니아 천문학자들은 이 띠를 30도씩 똑같은 12구역으로 나누고 각 구역에 대표 별자리의 이름을 붙였다. 이것이 황도 12궁의 출발점이다. 이 체계는 헬레니즘 시대에 그리스로 전해졌고, 그리스인들은 이름을 번역하거나 자기네 신화를 새로 입혔다.
| LU.ḪUN.GA | 품팔이 일꾼 | 양자리 |
| GU4.AN.NA | 하늘의 황소 | 황소자리 |
| MAŠ.TAB.BA.GAL.GAL | 위대한 쌍둥이 | 쌍둥이자리 |
| AL.LUL | 가재(게) | 게자리 |
| UR.GU.LA | 큰 사자 | 사자자리 |
| AB.SIN | 밭고랑 | 처녀자리 |
| ZI.BA.AN.NA | 저울 | 천칭자리 |
| GIR.TAB | 전갈 | 전갈자리 |
| PA.BIL.SAG | 신 파빌사그 | 궁수자리 |
| SUḪUR.MAŠ | 염소물고기 | 염소자리 |
| GU.LA | 위대한 자(에아) | 물병자리 |
| KUN.MEŠ | 꼬리들 | 물고기자리 |
표를 보면 이름이 그대로 건너간 것도 있고 완전히 바뀐 것도 있다. 황소·사자·전갈·쌍둥이는 뜻이 거의 그대로 이어졌다. 처녀자리의 '밭고랑'에서는 곡물의 여신 샬라가 보리 이삭을 든 모습이 연결되었는데, 처녀자리의 가장 밝은 별 스피카가 라틴어로 '이삭'을 뜻하는 것도 그 흔적으로 보인다. 쌍둥이자리의 원래 주인은 그리스의 카스토르와 폴룩스가 아니라 저승의 수문장 신 루갈이라와 메슬람타에아였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양자리다. 품팔이 일꾼이 어떻게 양으로 바뀌었는지는 아직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름의 발음이나 표기에서 생긴 혼동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확정된 설명은 아니다. 그리스 신화의 황금 양털 이야기가 붙은 것은 그 이후의 일이다.
오늘 밤 한국 하늘에서 만나는 메소포타미아의 별
점토판 속 별은 지금도 그대로 뜬다. 한국(중위도 북반구)에서 바빌로니아 사람들이 보던 별을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때는 12월부터 2월 사이 저녁 9시 무렵이다. 남쪽 하늘 높이 겨울 별자리가 한꺼번에 올라온다.
먼저 '하늘의 황소'를 찾는다. 오리온자리 허리의 세 별을 오른쪽 위로 이어 가면 주황빛으로 빛나는 알데바란(0.85등급, 약 65광년)이 나온다. 그 주변의 V자 별무리가 히아데스성단, 황소의 턱이다. 알데바란은 히아데스보다 훨씬 가까이 있어 실제로는 성단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 두면 좋다.

같은 방향으로 조금 더 가면 작은 국자 모양의 **플레이아데스성단(M45)**이 있다. 《뮬아핀》이 '별들'이라고만 부른 바로 그 별무리로, 약 440광년 떨어져 있고 도시 근교에서도 맨눈으로 5~7개 별이 보인다. 쌍안경을 쓰면 수십 개로 늘어난다. 난이도가 가장 낮은 메소포타미아의 별이다. 오리온자리는 '아누의 참된 목자'로, 황소 옆에 서서 겨울 하늘을 지킨다.
동아시아 전통에서도 이 별들은 중요했다. 28수 가운데 플레이아데스는 묘수(昴宿), 히아데스와 알데바란은 필수(畢宿), 오리온은 **삼수(參宿)**에 해당한다. 같은 별무리를 두고 한쪽은 황소와 목자를, 다른 쪽은 별자리 구역과 관청을 보았다.
여름에는 7월 저녁 남쪽 낮은 하늘에 전갈자리가 뜬다. 심장에 해당하는 붉은 별 안타레스(약 1등급)는 28수의 심수(心宿)에 속한다. 다만 전갈 꼬리는 지평선 가까이 있어 남쪽이 트인 곳이 아니면 윤곽을 다 그리기 어렵다. 이슈타르의 별 금성은 해 진 직후 서쪽이나 해 뜨기 전 동쪽에서 최대 -4.6등급까지 밝아지니, 어느 계절이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신의 별'이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 《에누마 엘리시》 제5토판에서 마르두크는 티아마트의 몸으로 하늘을 만들고 신들의 별자리와 열두 달의 별을 정했다.
- 쐐기문자에서 '신'을 뜻하는 기호는 별 모양에서 출발했고, 금성·목성·수성·화성·토성은 각각 이슈타르·마르두크·나부·네르갈·니누르타의 별이었다.
- 《길가메시 서사시》 제6토판의 '하늘의 황소'와 같은 이름의 별자리가 오늘날 황소자리 자리에 있었다.
- 《뮬아핀》은 하늘을 엔릴·아누·에아의 세 길로 나누고 약 70개 별과 달의 길 별자리 18개를 기록했다.
- 금성을 21년간 기록한 암미사두카의 금성 토판처럼, 징조를 읽으려던 기록이 정밀한 천문 데이터로 이어졌다.
- 황도 12궁은 기원전 5세기 무렵 바빌로니아에서 정리되어 그리스로 전해졌다.
FAQ
Q. 종말론에 나오는 '니비루 행성'이 메소포타미아 신화에서 온 것인가요? 이름만 빌려 온 것이다. 《에누마 엘리시》의 네베루(니비루)는 마르두크가 하늘의 기준점으로 삼은 그의 별로, 목성과 연결해 보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태양계 바깥에서 지구로 다가오는 숨은 행성이라는 주장은 20세기 후반에 등장한 현대 창작이며, NASA는 그런 천체의 증거가 없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Q. 바빌로니아 사람들도 생일 별자리로 운세를 봤나요? 처음에는 아니었다. 《에누마 아누 엔릴》의 징조는 왕과 나라에 관한 것이었다. 개인이 태어난 순간의 행성 위치를 적은 출생 천궁도는 훨씬 늦게 나타나며,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이른 사례는 기원전 5세기 말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이다.
Q. 같은 여신을 왜 이난나라고도 하고 이슈타르라고도 하나요? 이난나는 수메르어 이름, 이슈타르는 아카드어(바빌로니아·아시리아) 이름이다. 메소포타미아에서는 수메르 문화 위에 아카드어를 쓰는 사람들의 문화가 겹치면서 같은 신이 두 이름으로 불렸다. 달의 신 난나와 신, 해의 신 우투와 샤마시도 같은 관계다.
Q. 메소포타미아 별 점토판은 어디서 직접 볼 수 있나요? 《뮬아핀》 사본(BM 86378)과 니네베 아슈르바니팔 도서관에서 나온 《길가메시 서사시》·《에누마 엘리시》 토판 다수가 런던 영국박물관에 있다. 영국박물관 온라인 소장품 데이터베이스에서 소장 번호로 검색하면 사진과 설명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자료
- Hermann Hunger, David Pingree, 《MUL.APIN: An Astronomical Compendium in Cuneiform》, Archiv für Orientforschung Beiheft 24, 1989
- Francesca Rochberg, 《The Heavenly Writing: Divination, Horoscopy, and Astronomy in Mesopotamian Cultur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4
- W. G. Lambert, 《Babylonian Creation Myths》, Eisenbrauns, 2013
- Andrew R. George, 《The Babylonian Gilgamesh Epic: Introduction, Critical Edition and Cuneiform Texts》, Oxford University Press, 2003
- Erica Reiner, David Pingree, 《Babylonian Planetary Omens, Part 1: Enūma Anu Enlil Tablet 63, The Venus Tablet of Ammiṣaduqa》, 1975
- John H. Rogers, "Origins of the ancient constellations: I. The Mesopotamian traditions", Journal of the British Astronomical Association 108, 1998
- British Museum, Collection Online - BM 86378 (MUL.APIN 점토판)
- NASA, Nibiru 관련 질의응답 자료
- 한국천문연구원 천문학습관, 황소자리·전갈자리 별자리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