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궁수자리 주전자 주둥이 너머, 약 2만 7천 광년 떨어진 우리은하 중심에는 태양 약 400만 배 질량의 블랙홀 궁수자리 A*가 있다. 별 S2의 궤도 추적, 2022년 사건지평선망원경 영상, 한국에서 은하 중심 방향을 찾는 법까지 정리하고, 궁수자리의 주인공 케이론과 크로토스 신화도 함께 다뤘다.

7월 말 밤 10시 무렵, 남쪽 지평선 가까이 낮게 뜬 궁수자리의 '주전자'를 찾아 그 주둥이 끝에서 조금 오른쪽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자. 손끝이 향한 곳은 겉보기에 별다를 것 없는 하늘이다. 그런데 그 방향으로 약 2만 7천 광년을 곧장 나아가면, 태양 약 400만 개의 질량이 한 점에 모인 천체가 있다.
그 천체는 어떤 망원경으로 들여다봐도 보이지 않는다. 블랙홀이어서만은 아니다. 그 앞을 가로막은 먼지가 가시광선을 거의 전부 삼켜 버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천문학자들은 보이지 않는 것의 무게를 어떻게 달았고, 끝내 그 그림자를 어떻게 찍어냈을까.
목차
- 궁수자리 A와 궁수자리 A* - 이름 끝 별표가 가리키는 것
- 화살 끝에 놓인 은하 중심 - 궁수자리의 신화
- 보이지 않는 중심의 무게를 잰 별 S2
- 태양 400만 개의 질량이 수성 궤도 안에
- 2022년 5월 12일, 처음 드러난 그림자
- 거대하지만 이상할 만큼 조용한 블랙홀
- 한국에서 은하 중심 방향을 찾는 법
-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 FAQ
- 참고자료
궁수자리 A와 궁수자리 A* - 이름 끝 별표가 가리키는 것
이 이야기는 뜻밖에도 천문학자가 아니라 전화 회사 엔지니어에게서 시작된다. 1930년대 초 미국 벨 연구소의 칼 잰스키는 대서양 횡단 무선전화를 방해하는 잡음의 정체를 찾고 있었다. 뉴저지주 홈델에 회전식 안테나를 세우고 파장 약 14.6m(20.5MHz)의 전파를 기록하던 그는, 하루 주기로 강해졌다 약해지는 잡음이 태양이 아니라 별들의 움직임을 따라간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잡음이 가장 강한 방향은 궁수자리였다. 1933년 발표된 이 관측은 우주에서 오는 전파를 처음 확인한 기록으로, 전파천문학의 출발점이 되었다.
전파 관측이 발전하면서 천문학자들은 강한 전파원에 별자리 이름과 알파벳을 붙여 부르기 시작했다. 'A'는 그 별자리 방향에서 가장 강한 전파원이라는 뜻이다. 백조자리 A, 처녀자리 A도 같은 방식으로 붙은 이름이다. 다만 궁수자리 A는 점 하나가 아니라 초신성 잔해인 궁수자리 A 동쪽(Sgr A East), 나선 팔처럼 휘감긴 이온화 가스인 궁수자리 A 서쪽(Sgr A West) 등이 겹쳐 있는 복합 전파원이다.
그 한가운데서 아주 작은 점 하나가 발견된 것은 1974년 2월이다. 브루스 발릭과 로버트 브라운은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 그린뱅크의 전파 간섭계로 1초각보다 작은 밀집 전파원을 잡아냈다. 브라운은 1982년 논문에서 이 점을 'Sgr A*'라고 불렀는데, 원자물리학에서 들뜬 상태를 별표로 표시하는 관례를 빌려 '흥미진진한(exciting) 천체'라는 뜻을 담았다고 회고했다.

그러니 엄밀히 말하면 블랙홀의 이름은 별표가 붙은 궁수자리 A*(궁수자리 A 스타)이고, 궁수자리 A는 그 주변 영역 전체를 가리킨다. 궁수자리의 라틴어 이름 Sagittarius는 화살을 뜻하는 sagitta에서 나온 '활 쏘는 자'라는 뜻이지만, 블랙홀이 이 이름을 얻은 이유는 단순하다. 지구에서 봤을 때 그 방향에 있기 때문이다.
화살 끝에 놓인 은하 중심 - 궁수자리의 신화
이름 이야기가 나온 김에, 그 '활 쏘는 자'가 대체 누구인지도 짚고 넘어가자. 궁수자리 신화는 두 갈래로 갈린다. 흥미롭게도 가장 널리 알려진 판본과 가장 오래된 기록이 서로 다른 인물을 가리킨다.
널리 알려진 판본 - 켄타우로스 케이론
오늘날 별자리 책과 교양서에서 궁수자리의 주인공으로 가장 흔히 소개되는 인물은 반인반마 켄타우로스 가운데 가장 지혜로웠다는 케이론이다. 술과 싸움을 일삼던 다른 켄타우로스들과 달리 그는 의술·음악·사냥·활쏘기에 두루 밝았다. 펠리온산 동굴에서 아킬레우스, 이아손, 훗날 의술의 신이 되는 아스클레피오스 같은 영웅들을 길러낸 스승이기도 했다.
비극은 뜻밖의 화살에서 왔다. 아폴로도로스의 《비블리오테케》에 따르면, 헤라클레스가 켄타우로스 무리와 싸우던 중 쏜 화살이 빗나가 케이론의 무릎에 박혔다. 화살촉에는 머리 아홉 달린 뱀 히드라의 독이 발려 있었다. 불사의 몸이던 케이론은 죽지도 못한 채 끝없는 고통에 시달렸고, 결국 자신의 불멸을 프로메테우스에게 넘겨주고서야 죽음을 얻었다. 제우스가 그를 하늘에 올려 별이 되게 했다는 것이 이 판본의 결말이다.

다만 이 연결에는 단서가 붙는다. 기원전 3세기 에라토스테네스의 《카타스테리스모이》는 케이론을 궁수자리가 아니라 남쪽 하늘의 켄타우루스자리로 기록했다. '케이론이 곧 궁수자리'라는 소개는 후대에 널리 퍼진 해석에 가깝다.
더 오래된 원전의 판본 - 무사 여신들의 벗 크로토스
에라토스테네스와 히기누스의 《천문학》이 전하는 궁수자리의 주인공은 크로토스다. 목신 판과, 무사 여신들을 젖먹여 키운 에우페메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헬리콘산에서 여신들과 함께 자랐다. 말을 타고 사냥하며 활쏘기를 처음 고안했고, 여신들의 노래에 맞춰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는 법도 그가 시작했다고 한다. 그를 아낀 무사 여신들의 청으로 제우스가 그를 하늘에 올렸다.
에라토스테네스는 이 궁수가 켄타우로스가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두 발로 서 있는 모습이고, 켄타우로스는 활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궁수자리 발치의 둥근 별무리인 남쪽왕관자리는 누군가 놀이하다 던져 둔 화관이라는 설명도 함께 전한다. 활 쏘는 반인반마의 형상 자체는 메소포타미아의 궁수 신 파빌사그 그림에서 이어졌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신화 속 궁수가 당긴 화살은 서쪽의 전갈자리를 향한다. 궁수가 전갈의 심장인 붉은 별 안타레스를 노린다는 이야기는 후대에 덧붙은 해석이다. 그런데 그 화살 끝에서 불과 몇 도 떨어진 곳에 우리은하의 중심이 있다는 것은 실제 천문학의 사실이다. 물론 고대인이 그것을 알고 화살을 그려 넣었을 리는 없다. 그 화살 끝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밝혀내는 데는 2천 년이 더 걸렸다.
보이지 않는 중심의 무게를 잰 별 S2
전파로 작은 점을 찾았다고 해서 그것이 블랙홀이라는 증거가 되지는 않았다. 블랙홀임을 말하려면 그 점에 얼마나 큰 질량이 얼마나 좁은 공간에 몰려 있는지를 재야 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주변을 도는 별의 궤도를 추적하는 것이다.
1990년대 초부터 두 팀이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독일 막스플랑크 외계물리연구소의 라인하르트 겐첼 팀은 칠레에 있는 유럽남방천문대(ESO)의 망원경으로, 미국 UCLA의 앤드리아 게즈 팀은 하와이 켁 천문대의 지름 10m 망원경으로 은하 중심을 겨냥했다. 두 팀 모두 가시광선 대신 먼지를 비교적 잘 통과하는 적외선을 썼고, 대기의 흔들림을 보정하는 기술(스페클 영상, 이후 적응광학)로 별 하나하나를 구분해 냈다.
두 팀이 가장 공을 들인 별은 S2(게즈 팀의 명칭은 S0-2)였다. 이 별은 궁수자리 A*를 약 16년에 한 바퀴 돈다. 인간의 연구 경력 안에 궤도 전체를 두 번 볼 수 있는 셈이다. 2002년 근점 통과 무렵 두 팀의 관측은 중심의 막대한 질량이 매우 좁은 공간에 들어차 있다는 결론으로 모였다.

2018년 5월, S2가 다시 블랙홀에 가장 가까이 다가왔다. 거리는 약 120AU(태양-지구 거리의 약 120배), 속도는 초속 약 7,650km로 빛의 약 2.5%에 달했다. ESO 초대형망원경(VLT)의 GRAVITY 장비는 이때 S2의 빛이 강한 중력 때문에 붉은 쪽으로 늘어나는 중력 적색편이를 검출했고, 2020년에는 S2의 타원 궤도 자체가 조금씩 회전하는 슈바르츠실트 세차까지 확인했다. 둘 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예측한 값과 맞아떨어졌다.
2020년 노벨 물리학상 절반은 겐첼과 게즈에게 돌아갔다. 나머지 절반은 블랙홀 형성을 이론으로 증명한 로저 펜로즈의 몫이었다. 게즈는 노벨 물리학상 역사상 네 번째 여성 수상자가 되었다. S2의 다음 근점 통과는 2034년 무렵으로 예상된다.
태양 400만 개의 질량이 수성 궤도 안에
질량을 알면 크기는 계산으로 나온다. 궁수자리 A*의 질량은 측정 방법에 따라 태양의 약 400만~430만 배로 나온다. 이 정도 질량의 블랙홀이 갖는 사건지평선 반지름(슈바르츠실트 반지름)은 약 1,200만 km, 지름으로는 약 2,400만 km다.
숫자만으로는 감이 오지 않는다. 수성이 태양을 도는 궤도 반지름이 약 5,800만 km이니, 태양 400만 개의 질량을 가진 천체의 '경계'가 수성 궤도 안쪽에 넉넉히 들어간다는 뜻이다. 이만큼 큰 질량을 이만큼 좁은 공간에 담으면서 빛을 거의 내지 않는 천체는 블랙홀 말고 알려진 후보가 없다.
그렇다고 궁수자리 A가 특별히 무거운 블랙홀은 아니다. 2019년 먼저 영상이 공개된 처녀자리 M87 은하 중심의 블랙홀 M87와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 위치 | 우리은하 중심 | M87 은하 중심 |
| 지구에서 거리 | 약 2만 7천 광년 | 약 5,500만 광년 |
| 질량 | 태양의 약 400만 배 | 태양의 약 65억 배 |
| 첫 영상 공개 | 2022년 5월 12일 | 2019년 4월 10일 |
M87는 궁수자리 A보다 약 1,600배 무겁다. 은하 중심 블랙홀들 사이에서 궁수자리 A*는 오히려 가벼운 편에 속한다.
2022년 5월 12일, 처음 드러난 그림자
그런데 무게를 재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였다. 지구에서 본 궁수자리 A*의 그림자 고리는 지름 약 52마이크로초각에 불과하다. 지구에서 달 표면에 놓인 도넛 하나를 알아보는 것과 비슷한 크기다.
이 해상도를 얻기 위해 사건지평선망원경(EHT) 국제 협력단은 2017년 4월, 세계 곳곳의 전파망원경 8곳으로 파장 1.3mm의 전파를 동시에 관측했다. 서로 멀리 떨어진 망원경의 신호를 합쳐 지구 크기의 가상 망원경을 만드는 방식이다. 80여 개 기관의 연구자 300여 명이 참여했고,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진도 이름을 올렸다.

사진 속 밝은 고리는 블랙홀 자체가 아니다. 블랙홀 주변을 도는 뜨거운 가스의 빛이 강한 중력에 휘어 만든 고리이고, 가운데 어두운 부분이 블랙홀의 '그림자'다. 그림자는 실제 사건지평선보다 약 2.5배 크게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훨씬 가까운 궁수자리 A보다 5,500만 광년 떨어진 M87가 먼저 찍혔다는 사실이다. 이유는 크기에 있다. M87* 주변 가스가 한 바퀴 도는 데는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리지만, 궁수자리 A* 주변에서는 몇 분이면 된다. 관측하는 밤 내내 모양이 바뀌는 대상을 찍어야 했기에, 연구진은 수천 장의 영상을 만들어 평균하는 방식으로 고리를 복원했다. 2024년 3월에는 같은 자료로 고리 가장자리에 질서 있게 감긴 자기장 구조를 보여 주는 편광 영상도 공개되었다.
거대하지만 이상할 만큼 조용한 블랙홀
태양 400만 개의 질량이라면 요란하게 빛날 것 같지만, 궁수자리 A*는 놀랄 만큼 조용하다. 주변 물질을 삼키는 속도가 매우 느려서, 이론적으로 낼 수 있는 최대 밝기(에딩턴 광도)의 약 10억분의 1 수준으로 추정된다. 먼 우주에서 은하 전체보다 밝게 빛나는 퀘이사와는 정반대 모습이다.
완전히 잠든 것은 아니다. 찬드라 X선 우주망원경은 궁수자리 A*가 평균 하루 한 번꼴로 X선 플레어를 일으킨다는 사실을 관측했고, 적외선에서도 밝기가 불규칙하게 깜박인다. 2014년에는 'G2'로 불린 천체가 블랙홀 가까이 지나가며 큰 폭발이 일어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뚜렷한 변화 없이 지나갔다. G2가 가스 구름이었는지 먼지에 싸인 별이었는지는 지금도 견해가 갈린다.
과거에는 지금보다 활발했을지도 모른다. 2010년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은 은하면 위아래로 각각 약 2만 5천 광년씩 뻗은 거대한 감마선 구조, 이른바 '페르미 거품'을 발견했다. 이것이 과거 중심 블랙홀 활동의 흔적이라는 해석이 유력하지만, 별 탄생 폭발 등 다른 설명도 있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 은하 중심 방향을 찾는 법
이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실제로 그 방향을 손으로 가리킬 수 있을까. 기준이 되는 것은 궁수자리다. 궁수자리는 면적 약 867제곱도로 88개 별자리 중 15번째로 넓고, 메시에 천체를 15개나 품어 88개 별자리 가운데 가장 많다.
궁수자리의 밝은 별 여덟 개는 활 쏘는 사람보다 '주전자' 모양으로 찾는 편이 쉽다. 주전자를 이루는 주요 명명 별은 다음과 같다.
- 카우스 아우스트랄리스(ε, 1.85등급): 궁수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 카우스는 아랍어로 '활'이다.
- 눈키(σ, 2.05등급): 두 번째로 밝으며 주전자 손잡이 쪽에 있다.
- 아스켈라(ζ, 2.6등급), 카우스 메디아(δ, 2.7등급), 카우스 보레알리스(λ, 2.8등급): 주전자 몸통과 뚜껑을 이룬다.
- 알나슬(γ, 3.0등급): 주전자 주둥이 끝으로, 이름 그대로 신화 속 궁수의 화살촉 자리다.
알파별인 루크바트(α, 약 4.0등급, '무릎'이라는 뜻)는 이름과 달리 밝기 순위에서 한참 뒤로 밀려 주전자 모양에도 끼지 못한다.
은하 중심 방향은 주둥이 끝 알나슬에서 서쪽(오른쪽)으로 약 4~5도, 팔을 뻗고 주먹을 쥐었을 때 주먹 폭의 절반쯤 떨어진 곳이다. 전갈자리 꼬리 쪽과 사이 하늘로, 은하수가 가장 두텁고 밝게 부풀어 오른 부분과 겹친다. 이 부풀어 오른 빛은 은하 중심부를 둘러싼 수많은 별들의 빛이지만, 중심 그 자체는 먼지에 가려 가시광선이 약 30등급, 곧 1조분의 1 수준으로 어두워진다.

한국에서는 여름이 적기다. 은하 중심 방향은 7월 말이면 밤 10시 무렵, 8월 말이면 저녁 8시 무렵 정남쪽에 가장 높이 뜬다. 다만 그 높이가 서울에서 약 23도, 제주에서 약 27도에 그쳐 남쪽 지평선 근처의 도시 불빛과 대기에 쉽게 묻힌다. 남쪽이 탁 트이고 불빛이 적은 산이나 바닷가를 골라야 은하수 중심부의 부풀어 오른 모습이 제대로 보인다. 칠레나 호주처럼 남반구 중위도에서는 이 부분이 거의 머리 위를 지나간다.
같은 방향에는 쌍안경으로 보기 좋은 딥스카이 천체가 몰려 있다. M8 석호성운은 어두운 곳에서 맨눈으로도 희미한 얼룩처럼 보이고, 그 북쪽에 M20 삼렬성운, 조금 더 북쪽에 M17 오메가성운이 있다. 주전자 뚜껑 위쪽의 M22는 밝은 구상성단이며, M24는 은하수 별빛이 구름처럼 뭉쳐 보이는 '궁수자리 작은 별구름'이다. 다만 M8은 약 4,100광년, M22는 약 1만 광년 거리로, 은하 중심과는 같은 방향에 겹쳐 보일 뿐 물리적으로 연결된 천체가 아니다.
동아시아 전통 별자리에서도 이 하늘은 익숙한 자리다. 주전자의 뚜껑과 손잡이를 이루는 여섯 별은 28수의 두수(斗宿), 곧 남두육성이고, 주둥이의 네 별은 곡식을 까부르는 키를 닮았다 해서 **기수(箕宿)**라 불렀다. 은하 중심 방향은 대략 기수 서쪽 너머, 전갈자리 꼬리에 해당하는 미수(尾宿)와의 사이쯤이다. 옛사람들이 은하수가 가장 굵어지는 그 자리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았을 리는 없지만, 그들이 붙인 이름은 지금도 은하 중심을 찾는 이정표로 쓸 수 있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 궁수자리 A는 은하 중심의 복합 전파원이고, 블랙홀의 이름은 별표가 붙은 궁수자리 A*다. 1974년 발릭과 브라운이 발견했다.
- 궁수자리의 주인공으로는 켄타우로스 케이론이 널리 알려져 있지만, 에라토스테네스와 히기누스는 판의 아들 크로토스로 기록했다.
- 지구에서 약 2만 7천 광년, 질량은 태양의 약 400만~430만 배, 사건지평선 지름은 약 2,400만 km다.
- 별 S2의 16년 궤도 추적으로 질량이 확인되었고, 이 업적으로 겐첼과 게즈가 2020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 사건지평선망원경이 2017년 관측 자료로 2022년 5월 12일 첫 그림자 영상을 공개했다.
- 한국에서는 여름밤 궁수자리 주전자 주둥이(알나슬) 서쪽 약 4~5도, 정남쪽 고도 약 23~27도가 은하 중심 방향이다.
FAQ
Q.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이 지구를 빨아들일 위험은 없나요? 없다. 지구와의 거리는 약 2만 7천 광년이고, 태양계는 은하 중심을 약 2억 년 넘는 주기로 안정적으로 공전하고 있다. 블랙홀의 중력도 거리가 멀어지면 같은 질량의 별 무리와 다르지 않게 약해진다.
Q. 은하 중심이 궁수자리 방향인데, 왜 그쪽 은하수가 가장 밝게 빛나 보이지 않을 때가 많나요? 은하 중심부 앞을 짙은 먼지띠가 가로지르고 있어서다. 은하수 중심부 사진에서 밝은 빛 사이로 검은 틈이 갈라져 보이는 것도 이 먼지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고도가 낮아 대기와 광해까지 겹쳐 더 어둡게 보인다.
Q. 궁수자리 A*를 아마추어 망원경으로 볼 수 있나요? 블랙홀 자체나 그 그림자는 볼 수 없다. 가시광선이 먼지에 가려 1조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고, 그림자 크기도 지구 크기 망원경이 필요한 수준이다. 대신 그 방향의 은하수 중심부와 M8·M22 같은 천체는 쌍안경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참고자료
- 에라토스테네스, 《카타스테리스모이》
- 히기누스, 《천문학(De Astronomia)》 제2권
- 아폴로도로스, 《비블리오테케》 제2권
- Karl G. Jansky, "Electrical Disturbances Apparently of Extraterrestrial Origin", Proceedings of the IRE, 21 (1933)
- B. Balick & R. L. Brown, "Intense sub-arcsecond structure in the galactic center", The Astrophysical Journal, 194 (1974)
- GRAVITY Collaboration, "Detection of the gravitational redshift in the orbit of the star S2 near the Galactic centre massive black hole", Astronomy & Astrophysics, 615, L15 (2018)
- GRAVITY Collaboration, "Detection of the Schwarzschild precession in the orbit of the star S2 near the Galactic centre massive black hole", Astronomy & Astrophysics, 636, L5 (2020)
- Event Horizon Telescope Collaboration, "First Sagittarius A* Event Horizon Telescope Results. I.",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930, L12 (2022)
- Event Horizon Telescope Collaboration, Sagittarius A* 편광 관측 결과 논문,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964 (2024)
- NobelPrize.org, The Nobel Prize in Physics 2020 보도자료
- NASA Chandra X-ray Observatory, Sagittarius A* 관측 자료
- IAU, The Constellations - Sagittarius
- 한국천문연구원, 우리은하 중심 블랙홀 궁수자리 A* 영상 공개 관련 보도자료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