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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 10 : 현대 천문학]

별자리와 블랙홀, 백조자리 X-1의 정체

by starlight00 2026. 9. 24.

1964년 로켓이 포착한 X선에서 시작해 푸른 초거성 HDE 226868의 5.6일 흔들림, 호킹과 킵 손의 내기, 2021년 재측정된 태양 21배 질량까지. 백조자리 X-1이 블랙홀로 판정된 과정과 한국 밤하늘에서 그 위치를 찾는 법을 정리했다.

백조자리 X-1 쌍성계 자체를 보여주는 장면. 왼쪽에 거대한 푸른 초거성 HDE 226868이 있고, 그 표면에서 불어 나온 가스가 나선형으로 휘어지며 오른쪽의 블랙홀 주변 강착원반으로 흘러든다. 원반 안쪽은 뜨겁게 달아올라 밝고, 중심은 완전히 검다. 원반과 수직 방향으로 가느다란 제트가 뻗는다. 푸른 초거성과 보이지 않는 짝이라는 이 편만의 고유한 천체 구조를 한 장으로 보여준다.

 

9월 저녁 9시 무렵, 한국에서 고개를 젖히면 머리 꼭대기 근처에 커다란 십자가 하나가 걸려 있다. 백조자리다. 그 십자의 긴 축, 백조의 목에 해당하는 선 위에는 3.9등급의 수수한 별 **에타별(η Cygni)**이 있고, 그 별에서 반 도쯤 떨어진 곳에는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9등급의 푸른 별이 하나 숨어 있다.

이 푸른 별은 5.6일마다 앞뒤로 흔들린다. 무언가에 붙잡혀 끌려다니는 것처럼. 그런데 흔드는 쪽은 아무 빛도 내지 않는다.

인류가 처음으로 "이건 블랙홀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하게 된 천체, **백조자리 X-1(Cygnus X-1)**의 이야기다. 보이지 않는 것의 무게를 어떻게 달았는지, 그 과정에서 스티븐 호킹은 왜 '블랙홀이 아니다' 쪽에 내기를 걸었는지, 그리고 블랙홀 이름에는 왜 별자리가 붙는지를 차례로 따라가 본다.

 

목차

  • 1964년, 로켓 두 대가 잡아낸 백조자리의 첫 번째 X선
  • 9등급 푸른 별이 5.6일마다 흔들린다
  • 질량 계산이 가리킨 결론 - 중성자별로는 너무 무겁다
  • 호킹이 일부러 '지는 쪽'에 건 내기
  • 2021년의 재측정 - 태양 21배, 7,200광년
  • 별자리 이름을 단 블랙홀들, 백조자리에는 왜 여럿일까
  • 한국 밤하늘에서 백조자리 X-1 자리 찾기
  •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 FAQ
  • 참고자료

1964년, 로켓 두 대가 잡아낸 백조자리의 첫 번째 X선

'X-1'이라는 이름은 코드명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주 단순한 뜻이다. 백조자리 방향에서 발견된 첫 번째 X선 천체. Cygnus는 라틴어로 '백조'이고, 그 뒤에 X선원(X-ray source)의 X와 발견 순번 1을 붙였다.

문제는 X선이 지구 대기를 뚫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지상 망원경으로는 우주에서 오는 X선을 아예 관측할 수 없으니, 검출기를 대기권 위로 들어 올려야 했다.

1964년, 미국 해군연구소 연구진은 뉴멕시코주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에서 에어로비(Aerobee) 관측 로켓 두 대를 쏘아 올렸다. 로켓에는 가이거 계수기가 실려 있었고, 로켓이 회전하는 동안 검출기가 하늘을 쓸고 지나가며 X선의 세기를 기록했다. 비행 시간은 몇 분에 불과했지만 이 관측으로 새로운 X선원 8개가 확인됐고, 그중 하나가 백조자리 방향의 'Cyg XR-1', 지금의 Cyg X-1이었다. 결과는 1965년 《사이언스》에 바우어(S. Bowyer) 등의 논문으로 실렸다.

1960년대 뉴멕시코 화이트샌즈 미사일 시험장. 가늘고 긴 에어로비 관측 로켓이 발사탑에 세워져 있고, 주변으로 사막과 멀리 산맥이 보인다. X선 천문학이 지상이 아니라 로켓에서 시작됐다는 사실을 시각적으로 보완한다.

 

하지만 1960년대의 X선 관측은 위치 정밀도가 낮았다. "백조자리 이 근처 어딘가"라는 수준이라, 그 범위 안에 있는 수많은 별 중 무엇이 X선을 내는지는 알 수 없었다.

실마리는 1970년 12월 케냐 앞바다에서 발사된 최초의 X선 관측위성 **우후루(Uhuru)**가 제공했다. 우후루는 백조자리 X-1의 X선 밝기가 1초 안팎의 짧은 시간 단위로 요동친다는 사실을 포착했다. 빛은 1초에 약 30만 km를 간다. 밝기가 그만큼 빨리 변한다면 X선을 내는 영역의 크기도 그보다 작아야 한다. 별 하나보다도 훨씬 작은, 극도로 압축된 무언가가 그 안에 있다는 뜻이었다.

9등급 푸른 별이 5.6일마다 흔들린다

그렇다면 그 작은 무언가는 어디에 있을까. 답은 뜻밖에도 전파 쪽에서 나왔다.

1971년 봄, 우후루가 기록한 백조자리 X-1의 X선 세기가 뚝 떨어지던 바로 그 무렵, 같은 방향에서 이전에는 없던 전파원이 새로 켜졌다. 미국 국립전파천문대(NRAO)의 로버트 옐밍(Robert Hjellming)과 캠벨 웨이드(Campbell Wade), 그리고 네덜란드 연구진이 이 전파원의 위치를 정밀하게 측정했다. X선과 전파가 거의 동시에 변했으니 같은 천체일 가능성이 높았고, 전파 관측은 X선보다 위치를 훨씬 정확하게 짚어낼 수 있었다.

그 좌표 한가운데에는 HDE 226868이라는 별이 있었다. 헨리 드레이퍼 항성 목록 확장판(HDE)의 226868번 별로, 겉보기 밝기는 약 9등급이다. 분광형은 O9.7Iab, 태양보다 수십 배 무거운 푸른 초거성이다. 하지만 이 별의 표면 온도로는 백조자리 X-1만큼 강한 X선을 스스로 낼 수 없었다.

영국 왕립그리니치천문대의 루이즈 웹스터(Louise Webster)와 폴 머딘(Paul Murdin), 그리고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데이비드던랩천문대의 **톰 볼턴(C. Thomas Bolton)**은 서로 따로 이 별의 스펙트럼을 반복해서 찍었다. 스펙트럼선의 위치가 규칙적으로 붉은 쪽과 푸른 쪽을 오갔다. 별이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가 멀어지기를 반복한다는 도플러 효과였고, 그 주기는 약 5.6일이었다.

1970년대 초 천문대 관측실. 한 천문학자가 망원경에 연결된 분광기 옆에서, 방금 현상한 유리 사진 건판을 빛에 비춰 스펙트럼선의 위치를 들여다보고 있다. 별의 흔들림을 '사진 속 선의 위치 변화'로 읽어냈던 당시의 실제 연구 방식을 보여준다. 특정 실존 인물을 재현하지 않은 익명의 연구자다.

 

보이지 않는 파트너와 춤을 추는 사람을 멀리서 본다고 생각하면 비슷하다. 파트너가 보이지 않아도, 춤추는 사람이 얼마나 크게 휘청이는지를 보면 상대가 얼마나 무거운지 짐작할 수 있다. 두 팀의 결과는 1972년 《네이처》에 나란히 실렸다.

질량 계산이 가리킨 결론 - 중성자별로는 너무 무겁다

흔들림의 주기와 속도를 알면, 보이지 않는 동반성의 질량에 하한선을 그을 수 있다. 천문학에서는 이 값을 **질량 함수(mass function)**라고 부른다.

여기에 HDE 226868 자체가 초거성이라 매우 무겁다는 사실을 더하면 계산은 한쪽으로 쏠린다. 볼턴은 X선이나 빛이 가려지는 식(蝕) 현상이 관측되지 않는다는 점까지 고려해, 동반성의 질량이 최소 태양의 약 7배는 된다고 추정했다.

이 숫자가 왜 결정적이었을까. 별이 죽은 뒤 남을 수 있는 압축된 천체는 세 종류다.

  • 백색왜성 - 전자의 압력으로 버티며, 태양 질량의 약 1.4배(찬드라세카르 한계)를 넘으면 유지되지 못한다.
  • 중성자별 - 중성자의 압력으로 버티며, 이론적으로 태양 질량의 약 3배 정도가 상한으로 여겨진다.
  • 블랙홀 - 그보다 무거운 압축 천체를 멈춰 세울 알려진 힘이 없을 때 남는다.

빛을 내지 않고, 우후루의 관측처럼 크기가 극히 작으며, 질량은 중성자별 상한을 훌쩍 넘는다. 세 조건을 동시에 만족하는 후보는 블랙홀뿐이었다.

그렇다면 강한 X선은 어디서 나올까. 블랙홀 자체가 아니라 그 주변이다. HDE 226868에서 불어 나오는 강한 항성풍이 블랙홀 쪽으로 끌려가며 소용돌이치는 강착원반을 만들고, 원반 안쪽의 가스가 수백만 도까지 달궈지며 X선을 뿜는다. 두 천체 사이의 거리는 약 0.2AU로, 수성의 공전 궤도(약 0.39AU)보다도 훨씬 안쪽에 해당하는 거리다.

호킹이 일부러 '지는 쪽'에 건 내기

계산이 블랙홀을 가리켰는데도, 1970년대 과학계는 곧바로 "확정"을 선언하지 않았다. 질량 추정이 HDE 226868까지의 거리와 초거성 자체의 질량 추정에 크게 의존했기 때문이다. 거리가 틀리면 질량도 함께 흔들렸다.

이 불확실성 위에서 유명한 내기가 성사됐다. 1974년, 블랙홀 연구로 이름을 알리던 스티븐 호킹은 동료 물리학자 **킵 손(Kip Thorne)**에게 "백조자리 X-1은 블랙홀이 아니다"라는 쪽에 걸겠다고 제안했다.

이상한 선택이다. 블랙홀 이론에 경력을 건 사람이 블랙홀이 없다는 쪽에 걸었으니까. 호킹은 훗날 《시간의 역사》(1988)에서 이것을 일종의 보험이라고 설명했다. 블랙홀이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평생의 연구가 헛수고가 되더라도, 적어도 내기에서는 이겨 위안을 얻겠다는 것이었다.

그 뒤 여러 관측이 쌓이며 블랙홀 외의 설명은 점점 설 자리를 잃었다. 1990년, 호킹은 패배를 인정했다. 과학자들이 농담처럼 주고받은 이 내기 덕분에, 백조자리 X-1은 전문가 사회 밖에서도 "첫 번째 블랙홀"로 기억되는 천체가 됐다.

2021년의 재측정 - 태양 21배, 7,200광년

호킹이 손을 든 지 30여 년 뒤, 이 오래된 천체의 숫자가 다시 크게 바뀌었다.

오스트레일리아 커틴대학교·국제전파천문학연구센터(ICRAR)의 제임스 밀러-존스(James Miller-Jones)가 이끈 연구진은 미국 전역에 흩어진 10개의 전파 안테나로 이루어진 초장기선 전파간섭계 VLBA로 백조자리 X-1을 관측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동안 천체의 위치가 미세하게 달라 보이는 연주시차를 측정해, 거리를 기하학적으로 다시 잰 것이다.

VLBA를 이루는 25m급 전파 안테나 한 기가 하늘을 향해 접시를 기울이고 있는 모습. 광학 망원경이 아닌 전파 안테나들이 대륙 규모로 연결되어 거리를 재측정했다는 사실을 보완한다.

 

2021년 《사이언스》에 실린 결과는 이전 추정을 크게 뒤집었다.

항목이전 추정2021년 재측정

거리 약 6,100광년 약 7,200광년
블랙홀 질량 태양의 약 15배 태양의 약 21배
동반성 질량 더 작게 추정 태양의 약 40배

거리가 20% 가까이 늘어나자 같은 흔들림을 설명하는 데 필요한 질량도 함께 커졌다. 블랙홀은 태양의 약 21배, 동반성 HDE 226868은 태양의 약 40배로 수정됐다. 연구진은 이 블랙홀이 일반상대성이론이 허용하는 최대치에 가까운 속도로 자전하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내놓았다.

이 숫자가 흥미로운 이유는 블랙홀 자체보다 별의 일생에 있다. 연구진은 이 블랙홀이 400만~500만 년 전에 태양 질량의 최대 75배에 이르는 별로 태어나, 수만 년 전쯤 붕괴해 블랙홀이 됐다고 봤다. 별이 살아 있는 동안 항성풍으로 잃는 질량이 기존 모형보다 적어야 이렇게 무거운 블랙홀이 남을 수 있다. 결국 무거운 별이 바람으로 얼마나 질량을 잃는지에 관한 모형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로 단순 계산하면, 태양 21배 질량의 사건의 지평선 반지름은 약 60km 남짓이다. 서울에서 수원 정도 거리 안에 태양 21개를 밀어 넣은 셈이다. 실제로는 빠르게 자전하기 때문에 지평선은 이보다 더 작아진다.

2021년 당시 백조자리 X-1은 동반성과 짝을 이룬 우리은하 항성질량 블랙홀 가운데 가장 무거운 것으로 소개됐다. 하지만 이 기록은 오래가지 않았다. 2024년 유럽우주국의 가이아 위성 자료에서 독수리자리 방향 약 1,926광년 거리에 있는 태양 약 33배 질량의 블랙홀 가이아 BH3가 발견되며 기록이 넘어갔다.

별자리 이름을 단 블랙홀들, 백조자리에는 왜 여럿일까

여기서 제목의 앞부분, "별자리와 블랙홀"로 돌아가 보자. 블랙홀과 별자리는 도대체 무슨 관계일까.

답은 의외로 담백하다. 천문학자는 하늘의 위치를 88개 별자리 구역으로 나누어 부르기 때문에, 블랙홀도 지구에서 보았을 때 어느 별자리 구역 안에 있느냐로 이름이 붙는다. 우리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 '궁수자리 A*'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백조자리 X-1과 백조자리의 별들 사이에는 물리적인 관계가 없다. 바로 옆에 보이는 에타별은 비교적 가까운 별이고, 백조자리 X-1은 그 뒤로 약 7,200광년이나 떨어져 있다. 같은 방향에 겹쳐 보일 뿐, 가로등 불빛 뒤로 먼 산의 불빛이 겹쳐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흥미로운 점은 백조자리 방향에 이름난 블랙홀이 하나가 아니라는 것이다.

  • V404 백조자리(V404 Cygni) - 1938년 신성으로 처음 기록된 뒤 1956년, 1989년, 2015년에 다시 폭발한 X선 쌍성이다. 태양 약 9배 질량의 블랙홀이 태양보다 약간 가벼운 별과 약 6.5일 주기로 돈다. 2009년에는 연주시차로 거리를 정밀 측정한 첫 블랙홀이 됐고, 그 값은 약 7,800광년이다.
  • 백조자리 A(Cygnus A) - 하늘에서 가장 강한 전파원 가운데 하나인 전파은하로, 7억 광년 넘게 떨어진 은하 중심의 초대질량 블랙홀이 양쪽으로 거대한 제트를 뿜고 있다.

항성질량 블랙홀 두 개와 초대질량 블랙홀 하나가 한 별자리 방향에 모여 있는 셈이다. 그 이유로 흔히 꼽히는 것은 백조자리가 은하수 띠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이 방향을 보면 우리 태양계가 속한 나선팔을 따라 길게 내다보게 되어, 무거운 별이 활발히 태어나는 영역이 시선 위에 겹겹이 쌓인다. 백조자리 X-1도 무거운 젊은 별 집단인 백조자리 OB3 성협에 속할 가능성이 제기되어 있다. 다만 백조자리 A는 우리은하 바깥 먼 은하이므로, 은하수의 구조와는 무관하게 우연히 같은 방향에 놓인 것이다.

한국 밤하늘에서 백조자리 X-1 자리 찾기

블랙홀은 볼 수 없다. 그래도 그 블랙홀이 붙잡고 있는 별, HDE 226868은 쌍안경으로 직접 겨눠볼 수 있다.

백조자리는 면적 약 804제곱도로 88개 별자리 가운데 16번째로 크다. 밝은 별 다섯 개가 커다란 십자를 이루어 서양에서는 **북십자(Northern Cross)**라고도 부른다. 형태를 이루는 주요 별은 다음과 같다.

  • 데네브(α, 1.25등급) - 백조의 꼬리. 이름은 아랍어로 '꼬리'를 뜻하는 말에서 왔다. 거문고자리 베가, 독수리자리 알타이르와 함께 여름의 대삼각형을 이룬다.
  • 사드르(γ, 약 2.2등급) - 십자의 교차점, 백조의 가슴. 이름도 아랍어로 '가슴'이다.
  • 알비레오(β, 약 3.1등급) - 백조의 부리. 작은 망원경으로 보면 금빛과 푸른빛 두 별로 나뉘는 이중성으로 유명하다.
  • 기에나(ε, 약 2.5등급)와 델타별(δ, 약 2.9등급) - 양쪽 날개를 이룬다.

동아시아 천문학에서는 이 별들이 은하수를 건너는 나루라는 뜻의 천진(天津) 별자리에 속했고, 데네브는 천진사(天津四), 사드르는 천진일(天津一)로 불렸다. 은하수 한가운데 걸린 백조의 모습을 동양에서는 강을 건너는 나루터로 본 것이다.

관측 시기와 방향: 한국(중위도 북반구)에서는 8월 말부터 10월까지 초저녁에 가장 보기 좋다. 9월 오후 9시 무렵이면 천정 가까이 높이 떠 있고, 늦가을로 갈수록 초저녁에 서쪽 하늘로 기운다. 도시에서도 십자 모양은 쉽게 찾을 수 있다.

HDE 226868 찾기: 알비레오에서 사드르까지 백조의 목을 따라 선을 그으면, 그 중간쯤에 3.9등급 에타별이 있다. HDE 226868은 에타별에서 약 0.5도, 보름달 지름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9등급 별이다. 맨눈으로는 불가능하고, 어두운 곳에서 쌍안경이나 소형 망원경과 성도를 함께 써야 한다. 주변에 비슷한 밝기의 별이 많아 성도 없이 특정하기는 꽤 까다롭다. 눈에 보이는 것은 블랙홀이 아니라 그 동반성이라는 점을 기억해두자.

초가을 밤, 한국의 어두운 시골 언덕 위로 은하수가 흐르고 그 한가운데 백조자리의 큰 십자 모양이 거의 천정 근처에 떠 있는 실제 밤하늘 사진. 선이나 이름 표시 없이 별만 보이게 하여, 독자가 실제 하늘에서 십자 모양과 은하수의 관계를 알아볼 수 있게 한다.

 

함께 볼 만한 딥스카이 천체:

  • 북아메리카 성운(NGC 7000) - 데네브 근처의 넓은 발광 성운으로, 북아메리카 대륙 모양을 닮았다. 맨눈보다는 사진 관측에 적합하다.
  • 베일 성운(NGC 6960·6992) - 날개 끝 기에나 남쪽에 있는 초신성 잔해. 별이 폭발한 흔적이라는 점에서, 블랙홀이 태어나는 또 다른 경로를 떠올리게 한다.
  • M29와 M39 - 사드르 근처의 M29, 데네브 북동쪽의 M39는 쌍안경으로도 볼 수 있는 산개성단이다.

한눈에 보는 핵심 정리

  • 백조자리 X-1은 '백조자리 방향 첫 번째 X선원'이라는 뜻으로, 1964년 에어로비 로켓 관측에서 발견됐다.
  • 1971년 전파원 위치로 동반성 HDE 226868(9등급 푸른 초거성)이 특정됐고, 1972년 웹스터·머딘과 볼턴이 5.6일 주기의 흔들림을 각각 확인했다.
  • 동반성 질량이 중성자별 상한(태양 약 3배)을 넘어 블랙홀로 판단된, 널리 인정받은 첫 사례다.
  • 1974년 호킹은 '블랙홀이 아니다'에 걸었고 1990년 패배를 인정했다.
  • 2021년 VLBA 재측정 결과 거리 약 7,200광년, 블랙홀 질량 태양의 약 21배로 수정됐다.
  • 블랙홀 이름의 별자리는 하늘 위 방향일 뿐, 별자리의 별들과 물리적 관계는 없다.
  • 한국에서는 8월 말~10월 초저녁이 관측 적기이며, 동반성은 에타별 옆 0.5도 지점에 있다.

FAQ

Q. 백조자리 X-1이 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블랙홀인가요? A. 정확히는 '블랙홀로 널리 인정받은 첫 번째 천체'라고 보는 편이 맞다. 블랙홀은 이론으로 먼저 예측됐고, 백조자리 X-1은 관측 증거를 통해 그 존재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 첫 사례였다. 발견 자체는 X선원으로서 1964년이지만, 블랙홀로 판단된 것은 1972년 동반성의 질량 분석 이후다.

Q. 이렇게 무거운 블랙홀이 지구에 위험하지는 않나요? A. 약 7,200광년 떨어져 있어 지구에 어떤 영향도 주지 않는다. 블랙홀의 중력은 같은 질량의 별과 다르지 않아서, 멀리서는 태양 21배 질량의 별 하나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Q. 망원경으로 블랙홀 자체를 볼 수 있나요? A. 볼 수 없다. 블랙홀은 빛을 내지 않고, X선은 대기에 막혀 지상에 닿지 않는다. 아마추어 관측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동반성 HDE 226868뿐이다.

Q. 백조자리 신화와 이 블랙홀은 관련이 있나요? A. 없다. 이름의 '백조자리'는 하늘을 88개로 나눈 구역 가운데 어느 곳에 보이느냐를 가리킬 뿐이다. 신화 속 백조와 블랙홀은 우연히 같은 방향에 겹쳐 있을 뿐이다.

Q.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은 어디에 있나요? A. 현재 알려진 가장 가까운 블랙홀은 가이아 위성이 찾아낸 뱀주인자리 방향의 가이아 BH1로, 약 1,560광년 거리다. 동반성으로부터 가스를 거의 빨아들이지 않아 X선을 내지 않는 '조용한' 블랙홀이다.

참고자료

  • Bowyer, S., Byram, E. T., Chubb, T. A., Friedman, H. (1965). "Cosmic X-ray Sources." Science 147.
  • Webster, B. L., Murdin, P. (1972). "Cygnus X-1 - a Spectroscopic Binary with a Heavy Companion?" Nature 235.
  • Bolton, C. T. (1972). "Identification of Cygnus X-1 with HDE 226868." Nature 235.
  • Miller-Jones, J. C. A. et al. (2021). "Cygnus X-1 contains a 21-solar mass black hole - Implications for massive star winds." Science 371.
  • Miller-Jones, J. C. A. et al. (2009). "The First Accurate Parallax Distance to a Black Hole."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706.
  • Gaia Collaboration, Panuzzo, P. et al. (2024). "Discovery of a dormant 33 solar-mass black hole in pre-release Gaia astrometry." Astronomy & Astrophysics.
  • 스티븐 호킹, 《시간의 역사(A Brief History of Time)》(1988).
  • IAU(국제천문연맹), The Constellations - Cygn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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